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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이라고 발음하면
오늘의 마음
 

숲이라고 발음하면

            
'숲'이라고 모국어로 발음하면 

입안에서 맑고 서늘한 바람이 인다. 



자음 'ㅅ'의 날카로움과 'ㅍ'의 서늘함이 

목젖의 안쪽을 통과해나오는 

'ㅜ'모음의 깊이와 부딪쳐서 

일어나는 마음의 바람이다.



'ㅅ'과 'ㅍ'은 바람의 잠재태다. 

이것이 모음에 실리면 

숲 속에서는 바람이 일어나는데,



이때 'ㅅ'의 날카로움은 부드러워지고 

'ㅍ'의 서늘함은 'ㅜ'모음 쪽으로 끌리면서 

깊은 울림을 울린다.



그래서 '숲'은 늘 맑고 깊다. 

숲속에서 이는 바람은 

모국어 'ㅜ'모음의 바람이다. 



그 바람은 'ㅜ'모음의 울림처럼, 

사람 몸과 마음의 깊은 안쪽을 깨우고 또 재운다. 



'숲'은 글자 모양도 '숲'처럼 생겨서, 

글자만 들여다보아도 숲 속에 온 것 같다.



-김훈 <자전거 여행> 중에서






숲에 있으면 머리가 맑아지고, 

일상의 걱정을 내려놓게 되죠.


그러나 언제든 내가 원하는 순간에 

숲을 걸을 수 있는 건 아닐 거예요.




그럴 때 잠시 ‘숲’이라고 발음해보는 건 어떨까요?



내 마음에 바람이 살그락대는 

기분을 느끼다 보면


어지러운 마음이 차분해지고 편안해질 거예요.